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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작가로서 나를 발견해준 첫 나라"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개미', '뇌', '파피용' 등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쓴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47)가 6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25일 입국한 베르베르는 이날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작가로서의 나를 발견해준 첫번째 나라"라며 한국 독자를 만나는 반가움을 전했다.
9년 간의 장기 작업 끝에 지난해 완간한 '신' 3부작과 28일 서울 하이퍼텍나다에서 선을 보이는 자신의 영화 '우리 친구 지구인'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다음은 베르베르와의 일문일답.
--6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소감은.
▲나는 한국을 정말 좋아한다. 작가로서의 나를 발견해준 첫번째 나라이고 나를 어떤 특별한 현상으로 만들어준 나라이기 때문이다. 내가 프랑스에 알려진 것은 한국에서 알려진 이후다. 한국은 나한테 친구같은 존재이고 항상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관심이 간다.
내 작품은 프랑스 문학사조와는 다른데 무언가 새롭고 독창적인 것을 시도할 때는 항상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이 있다. 내 작품은 공상과학(Science Fiction)이 아니라 공상철학(Philosophy Fiction)이라고 생각한다. 기술 발전이 아니라 인간이 의식을 찾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같은 내 작품 세계를 한국 독자들에게 전할 기회가 있어서 기쁘다.
--한국 독자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개미' 출간 이후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한국은 막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나라처럼 보였다. 한국 독자들은 프랑스에 비해 교육 수준이 높고 책을 많이 읽는 것 같고, 또 미래를 내다보는 경향이 있다. 한국은 주변국의 적대적인 위협에 처한 상황이기 때문에 편안한 상황에서 나태해진 프랑스보다 과학이나 기술, 미래에 대해 항상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 점이 내 작품과 맞다.
또 훌륭한 번역자와 출판사 등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좋은 요소도 갖췄다.
한국에 대해서는 아직 배울 것이 많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현지 출간된 '신' 3부작에 대한 반응은.
▲9년간의 작업 끝에 '우리는 신', '신들의 숨결', '신들의 미스터리'까지 3부작을 지난해 완결했다. '우리는 신'은 '개미'보다 3배가 많이 팔려 지금까지 내 작품 중 가장 좋은 반응을 얻었다.
우주에 관한 이야기로 모든 동.식물과 인물들의 상호작용까지 고려해 하나의 완전한 세계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무척 큰 프로젝트였다. 내 역량의 모두 발휘해서 썼다.
'우리의 신'에는 '은비'라는 한국 인물도 등장한다.
올해 10월에 출간될 다음 작품은 '나무'같은 단편집이 될 것이다. 신이라는 커다란 소재를 다뤘기 때문에 자잘한 소재를 다룰 생각이다.
--매년 10월에 작품을 내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프랑스에서는 9월께 문학상들을 시상하는 데 문학상 받는 작품들은 대부분 비슷한 작품이다. 자서전적 작품이고 긴 문장의 스토리는 없는 것들이다. 그런 작품들과 다른 작품을 제시하고 싶었다. 항상 말했듯이 문학상에는 관심이 없고 읽어주는 독자에게 관심이 있다.
독자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 도서전 등에 가서 독자들을 만나려고 노력하고 웹사이트를 통해 항상 전세계 독자들과 접촉하려고 한다.
--처음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창작의 원동력은 어디에서 얻는가.
▲불안증이 있었는데 글을 쓰면 불안감을 넘어설 수 있었다. 원래 나를 치료하기 위해서 책을 쓴 것인데 주위의 반응이 좋아서 책을 냈고 독자들의 호응이 도움이 됐다. 만약에 작가가 안 됐더라도 글을 계속 썼을 것이다.
매일 오전 8시반부터 12시까지 카페에서 글을 쓰는 데 글 쓰기 전에 항상 신문을 읽으면서 인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알려고 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세계에서 일어나는 별로 좋지 않은 일들에 대한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지금 인류에게 닥친 가장 큰 재앙은 인구 증가라고 생각한다. 전세계 국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인구를 줄이는 데 합의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큰 정치적인 용기가 필요한 일일 것이다.
--영화를 제작했는데.
▲동물 다큐멘터리의 형식으로 인간을 관찰한 영화 '우리 친구 지구인'을 지난해 완성해 프랑스에서 개봉했다.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시나리오와 사진 등도 공부했고 단편 작업도 해왔다.
이 영화는 우리가 모르는 지구인을 찍는 듯한 느낌으로, 일종의 철학 실험처럼 만들었는데 프랑스에서 배급이 잘 안돼서 컬트 무비처럼 돼 버렸다. 사람들이 자기 현실을 보고 싶어하지 않아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의 남은 일정은.
▲방한의 주된 이유인 YTN의 월드사이언스 포럼에 참석해 뇌에 대해 강연한다. 인간을 행동하게 만드는 동기들, 그리고 앞으로 인간 지성의 발전 방향, 욕구 개념 등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사인회(26일)와 '해피 베르베르 데이 콘서트'(27일) 등 한국 독자들을 만나는 일정 외에 김문생 감독과 '개미' 원작 영화 제작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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