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조경기 교수의 도움으로 수술받아
(수원=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한국 의료진의 도움으로 새 삶을 살 수 있게 됐어요.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일이 또 있을까 싶어요."
뇌종양 진단을 받은 뒤 진통제로 하루하루를 버티던 몽골 여대생 사란게렐(19) 양이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무료로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25일 아주대 병원에 따르면 몽골 공과대학 컴퓨터디자인학과 2학년인 사란게렐 양이 뇌종양 진단을 받은 것은 지난 1월.
평소 두통과 구토 증세가 있었으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그녀는 급기야 몸 왼쪽부분에 마비 증상을 보이면서 쓰러졌고 몽골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종양이 운동신경이 지나는 곳에 위치해 의료장비가 부족한 현지 병원에서 수술을 강행할 경우 후유증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진통제에 의존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던 사란게렐 양에게 극적으로 기회가 찾아온 것은 지난 2월 의료봉사차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를 찾은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조경기 교수를 만나면서부터.
그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조 교수는 귀국한 뒤 도울 방법을 찾던 끝에 병원측에 상황을 설명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조 교수의 요청에 병원측이 흔쾌히 진료비 지원을 약속하면서 사란게렐 양은 마침내 지난 16일 조 교수의 집도 하에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사란게렐 양과 함께 한국에 온 어머니 자르가수렌느(44) 씨는 "하늘이 도왔다"며 "한국에 돌아간 뒤에도 이메일로 딸의 증세에 대해 조언해주신 조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일반병실에서 회복 중인 사란게렐 양은 "처음 뇌종양 진단을 받았을 때는 눈 앞이 캄캄했는데 한국에서 이렇게 수술을 받고 새 삶을 살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하니 정말 기쁘다"며 환히 웃었다.
그녀는 수술 경과를 확인한 뒤 몽골로 돌아갈 예정이다.
조 교수는 "해외로 의료봉사를 다니면서 수술만 하면 살릴 수 있는 환자를 경제적인 이유로 그냥 두고 돌아와야 할 때면 발걸음이 너무나 무거웠다"며 "5월에는 몽골에서 인연을 맺은 또 다른 척추질환 환자를 초청해 수술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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