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형규 윤종석 기자 = 삼성전자가 56나노 공정을 적용한 D램 양산 개시를 놓고 말바꾸기 논란에 휩싸였다.
삼성전자 주우식 IR팀장(부사장)은 25일 오후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56나노 공정을 적용한 D램 양산 개시 여부를 묻는 질문에 큰 머뭇거림없이 "내달부터 양산된다"고 대답했다.
주 부사장은 "양산이 크게 봐서는 오늘 되고 있느냐는 모르겠고, 규모는 소규모로 시작해서 계속 올라가는 것이므로 초기 단계에 규모를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곁들였지만 양산 시기만큼은 5월로 분명히 못박았다.
그러자 지난 18일 삼성전자가 하이닉스의 54나노 D램 양산 선언 소식을 접하고 황급히 "우리도 이미 이달부터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힘에 따라 양사의 상황을 묶어 '국내 반도체 업계 50나노급도 선도'라는 소식을 전달한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 "이건 뭐야"라는 수근거림이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하이닉스의 50나노급 양산 발표에 맞서, 없는 사실을 만들어낸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IT 기업이자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지존'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의 신뢰에 관련된 문제이기에 참석한 기자들은 안테나를 쫑긋 세웠다.
이후 다른 분야 문답이 몇개 더 오간 후 아니나 다를까 이에 대한 추가 질문이 뒤따랐다. 정확한 양산시기를 재확인하는 내용이었다.
주 부사장은 '추궁'하는 듯한 톤의 이 질문에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규모가 있게는 5월에 양산한다는 것이고, (지금은) 굉장히 소량 생산하고 있다"라고 반도체 관련팀과 관계자의 '토스'를 받아 답변한 뒤 "양산이라는 게 정의하기 나름 아니냐"고 얼버무렸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생산한 물량 중에서 불량을 제거한 온전한 제품의 비율을 따지는 수율, 그리고 웨이퍼 생산량 등은 모두 비밀에 부쳐지고 있는 현실과 이에 맞물려 양산이라는 개념도 딱히 어느 정도 규모로 생산해야 양산이라고 할 수 있다, 없다가 불분명한 현실을 거론한 것이다.
그럼에도 주 부사장의 언급은 18일 삼성전자의 공식 발표와는 너무 다르다는 점에서 참석자들의 의심을 누그러뜨리기에는 미흡했다.
하이닉스의 경우에는 애초에, 최근 54나노 D램 양산에 필요한 수율을 확보해 시험 생산에 들어갔고 내달부터 양산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한 반면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56나노 공정을 적용한 D램 양산을 시작했고 삼성 50나노급 제품은 기존 60나노급에 비해 생산성은 50% 이상 향상됐고 제품의 전력 소모는 30% 절감된 효과를 갖고 있다고 특징까지 내세웠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논란이 일자 참고자료를 통해 "양산의 개념은 웨이퍼 매수 기준으로 따지는 게 아니다"면서 "우리는 '고객에게 출하하려고 본격 생산하는 시점'을 양산 시기로 보고, 그 기준에 의해 '이미 4월부터 56나노 D램을 양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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