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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제일화재 최대주주 겸 이사회 의장인 김영혜씨가 자기 지분의 의결권을 한화건설에 위임하면서 제일화재가 사실상 한화그룹으로 편입됐다.

물론 인수.합병(M&A)에 불을 댕겼던 메리츠화재는 여전히 "M&A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시장은 메리츠화재의 M&A 성공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있다.

그렇다면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뤄진 제일화재의 한화 편입은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낼까.

◇ 제일화재-한화손보, `한 이불 속 두 회사'(?) = 한화그룹 관계자는 30일 "금융위원회에 신청해놓은 대주주 변경 승인이 떨어지면 공정거래위원회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본격적으로 계열사 편입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화재가 한화그룹 계열사가가 되면 한화는 한화손해보험까지 합쳐 손해보험사를 두 개 거느리게 된다.

한화 측은 그간 "제일화재를 인수한 뒤 한화손보와 통합하겠다"고 밝혀왔지만 편입 이후의 진로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화 관계자는 "(그 부분은) 차차 검토할 것"이라면서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사장도 다르고 다른 회사지만 정몽구 회장이 통합 경영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화가 `한 우산 아래에서 서로 경쟁하는 두 회사'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 관계자는 "전체적인 보험 영업의 전략 등을 그룹이 통합해서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시너지 효과 있나 = 제일화재는 11개 종합 손해보험사 중 매출(원수보험료) 기준으로 6위(1조1천억원) 업체다. 시장 점유율은 3.5%다. 한화손보는 매출 8천503억원, 시장 점유율 3.0% 규모로 업계 8위다.

이들 두 회사 매출을 단순히 합하면 1조9천5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업계 5위인 메리츠화재(2조5천억원)에도 못 미쳐 당장엔 합쳐봐야 6위에 머문다.

한화 측은 장기손해보험이 강한 한화손보와 온라인 자동차보험, 일반보험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제일화재를 합치면 시너지 효과가 충분히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다 제일화재가 96년까지 한화 계열사여서 기업 문화가 친숙한 점도 화학적 결합을 쉽게 하는 요소다.

실제 두 회사 직원들 간에는 우호적인 정서가 있고, 두 회사의 통합은 메리츠화재에 인수됐을 경우와 달리 고용 불안 문제가 덜하다는 것도 직원 입장에선 장점이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선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에 회의적이다.

인수전의 한 당사자인 메리츠화재는 이들 두 회사의 지급여력비율을 업계 평균으로 끌어올리는 데만 1천427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의 경영 건전성 지표로 두 회사의 지급여력비율은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업 측면에서도 메리츠화재가 장기보험과 자산 운용에서, 제일화재가 온라인 차보험과 일반보험에서 상대적 강세를 보여 둘의 결합이 좀 더 바람직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제일화재와 한화손보의 통합이 기대만큼의 시너지를 내지 못할 경우 한화의 인수전 참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수 있다.

혈연에 얽매여 실제 시장 가치와 무관하게 제일화재 지분을 매입하는 등 비합리적인 경영 판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한화가 제일화재 주식을 사들인 시점이 M&A가 공론화되면서 주가가 한창 고공 행진할 때여서 향후 주가가 빠지면 논란이 커질 수 있다.

증권가에선 ㈜한화의 적정 주가를 크게 낮추는 보고서도 나왔다. 현대증권은 29일 "최근 잇따른 M&A 시도로 재무 부담이 우려된다"며 "제일화재 인수도 실질적인 시너지가 없는 그룹 계열사들이 동원됐다는 점 등은 주주가치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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