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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사발의 진가 알았으면"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우리 도자기의 진가를 알리기 위해서는 이론적인 인문서로는 한계가 있을 것 같아 소설의 형식을 빌렸습니다."
그릇을 빚는 장인인 사기장이 조선 사기장의 삶을 그린 역사소설을 썼다.
'신의 그릇'(전2권.아우라 펴냄)의 저자인 신한균(48)씨는 전통 조선사발의 선구자인 고(故)신정희 선생의 장남으로 경남 양산의 통도사 옆에서 신정희 요를 운영하고 있는 사기장이다.
일본 국보가 된 조선 사발 이야기를 풀어낸 책 '우리 사발 이야기'(가야넷.2005년)를 펴내기도 했던 신씨는 이번에는 소설을 통해 '조선 사발 명예 회복'에 나섰다.
'신의 그릇'은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사기장 신석의 이야기다. 신석은 죽기 전에 황도(이도다완)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에 가득 차지만, 동시에 조선의 혼이 담긴 황도를 일본에 넘겨주지 않기 위해 고민한다.
여기에 신석이 일본에서 겪는 암투와 일본 여인 마코와의 사랑까지를 적절히 버무려낸 이 소설을 통해 신씨는 조선 사기장들의 행적을 통해 '막사발'의 진실을 밝히고자 했다.
한 일본 미학자는 조선에서 조잡하게 만들어 쓰던 막사발을 일본인의 심미안으로 '대명물(大名物)'로 만들어냈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신씨는 그것이 결코 '아무렇게나 만든 막사발'이 아니라고 말한다.
"황도에는 조선 특유의 자연미가 담겨 있습니다. 정해진 대로 똑바로 만드는 것보다 비뚤비뚤하게 만드는 게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을 필요로 할 때도 있는 것이죠."
신씨는 1994년 일본에 가서 일본 국보가 된 조선 사발 기자에몬 이도를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이를 확신하게 됐다고 한다.
이후 10여년의 답사와 자료 조사를 거치고 2년간 썼다, 고쳤다를 반복한 끝에 이번 소설이 나왔다. 주위에서도 만류하는 소설 쓰기에 오랜 시간 매진하느라 살도 15㎏이나 빠졌단다.
신씨는 처음이자 마지막 소설이라고 단언하는 이 작품이 지난해 세상을 떠난 아버지께 바치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릴 적에는 그릇에만 매달리는 아버지를 보면 탈출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는데 어느새 그 모습이 내가 돼 있더군요. 우리가 만들었으면서도 오히려 일본에서 더 인정받고 있는 도자기들이 국내에서도 더욱 사랑을 받았으면 합니다."
253ㆍ251쪽. 각권 1만원.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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