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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장하준 영국 캠브리지대 교수 초청 조찬간담회


오늘 강연에서는 선진국이 되기 위한 처방을 말씀드리기 보다는 선진국들이 여러 길을 통해 선진국이 되었고, 우리에게 맞고 원하는 길이 무엇인가 사회적 토론이 필요하다는 것임.

영화 이야기를 해 보겠음. ‘제3의 사나이’를 보셨을 것임. 기본 내용을 말씀드리면, 2차대전 후 오스트리아가 패전국으로 연합국에게 점령당해 국민소득이 반 이하로 떨어질 정도로 황폐화됨. 이때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오는 페니실린 밀매단 이야기를 그림. 이 중 미국 주인공이 직접 쓴 내용이 있다 함. 악역을 맡으면서 아들을 찬양하면서 말하는 것임. “이태리는 우리한테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르네상스를 주었다. 스위스는 뻐꾸기 시계뿐이다.”

스위스라는 나라에 대해 잘못 아는 것이 많음. 스위스는 관광객들에게 뻐꾸기 시계 등을 팔아 먹고 산다고 판단함. 좋게 이야기하면 탈산업사회의 표본이라함. 사실 1인당 부가가치 생산량이 세계 1위임. 미국의 2.2배임. 주로 정밀기계 등 생산재임. 사실 접할 기회는 적음. 그래서 스위스에는 소만 왔다갔다 하는데 뭘 먹고 잘사나 의아해 함. 사실 스위스는 제조업 강국임.

이렇게 고정관념 중 잘못된 것이 많음. 맥도날드내 프렌치프라이는 발명된 곳은 프랑스가 아닌 벨기에임. 프렌치프라이는 불어 쓰는 지역이 아닌 네덜란드어를 쓰는 플랑드르 지역이라 함. 비슷한 것이 파나마 모자. 사실 파나마가 아니라 에콰도르에서 만들었음. 파나마 운하 공사할 때 썼다하여 파나마 모자로 알려짐. 스위스 뻐꾸기 시계도 독일에서 만들어진 것임.

선진국을 이해하는데 잘못 인식하는 것이 많음. 막연하게 선진국을 동경한 적이 있음. 지금도 선진국 중 미국이 가장 잘 사는 나라고 성장률이 가장 높다함. 90년대 신경제로 부활한 나라라고 알고 있음. 자세히 보면 이는 맞는 얘기가 아님.

1인당 소득이 경상가격 기준으로 4위라 함. 미국이 잘산다는 것이 룩셈부르크를 제외하면 구매력 기준 1인당 소득이 세계1위임. 그러나 이도 자세히 보면 미국인들이 일을 많이 함. 유럽 선진국에 비해 10~30% 김. 따라서 노동시간당 소득은 8위임. 서로 가치관이 차이남. 유럽인들은 아둥바둥 사는 것보다 여가를 선호함. 미국인은 놀면 뭐하나라고 생각함. 유럽인은 법정휴일이 4~6주, 미국은 2주 정도임.

삶의 질까지 고려하면 미국은 잘사는 나라가 아님. 평균수명 28위, 유아사망률 세계 22위임. 우리나라 유아사망률이 많이 줄었음. 제가 태어날 때만 해도 1000명당 78명이 1살 되기 전에 죽었으나 요즘은 1000명당 4~5명임. 미국은 아직 6~7명임. 스위스등은 4명정도. 범죄율도 높음. 고용불안, 복지제도가 상대적으로 미비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음. 2~3년 유명 의학잡지에서 나타난 걸 보면. 영국의 건강지표 미국보다 좋다 함. 통계적으로 차이를 설명하는 것이 미국인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것임. 스트레스가 많은 사회임. 노동시간이 길기 때문에 돈은 많이 벌지만 여가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음.

그래도 미국이 성장률은 제일 높다고들 이야기함. 그도 그렇지 않음. 성장률은 가장 높다고 하지만 미국은 이민이 많아 인구증가율이 높음. 1~1.2%. 다른 선진국은 0~0.3%임. 1인당 소득 성장률에 비해 총소득 성장률이 높음. 생활수준만 보면 1인당 소득이 중요함. 2차대전 이후 1인당 GDP 성장률이 OECD 16개국 중 최하위였음. 80년대까지는 성장률이 빠른 나라가 아님. 90년대 이후 성장률이 올라온 것이 사실이나 자체성장률이 변한 것은 아님. 자체 성장률은 1.9%에서 2%로 올라옴. 거의 같다는 것임. 상대적으로 돋보인 것임. 경제 부활했다고 하는 1990년대 이후에도 1990~2006까지 성장률은 중상위 정도임. 아일랜드는 5%, 핀란드 2.4%, 스웨덴 2.4% 등 미국보다 성장률이 높은 나라가 꽤 있음. 최근 서브프라임 사태로 중상위권도 유지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일부 지적도 있음.

미국이 훌륭한 나라고 영리하게 구는 나라여서 배울 점이 많은 나라임. 그러나 제대로 배워야 함. 상대적으로 유럽에 비해 잘못 알려짐. 유럽은 규제가 심하다. 정부개입이 심하다. 복지병, 강한 노조 등의 관념이 퍼져 있음. 이들도 생각해 봐야 함.

생각해 보면, 규제가 무조건 적은 것이 좋은 것이 아님. 다른 나라에 비해 주택담보 대출을 느슨하게 해서 서브프라임 사태가 생긴것임. 잘아는 세계은행 이사인 친구가 있음. 워싱턴에서 만나 보니, 겨울 넘기면 괜찮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 함. 자기 집에 청소하는 엘살바도르 아주머니가 있다함. 불법이민일 것이라 함. 그 아주머니가 30만불짜리 모기지가 있다함. 그런 이에게까지 주택담보 대출을 했으니 오래 갈 것이라 함. 규제를 안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는 예임.

최근 정부가 친기업정책을 편다고 함. 저도 사실 친기업적인 이라고 욕먹지만, ‘친기업’도 사실 정의하기 힘듬. 은행들에게 규제를 안하고 돈을 많이 빌려줘라 하면 시장의 성질상 중소기업에 돈이 안가는 것이 사실임. 규제를 안하는 것인 은행엔 친기업이지만, 중기엔 반기업적인 상황임. 규제라는 것이 한 면만 볼 것은 아님.

또 규제에 대해 나라마다 가치가 다름. 환경문제, 노동시간, 유전자변형식품 등. 독일은 5시면 가게 문은 닫는데 어떻게 사는가라고 생각함. 그러나 그들은 그래야 종업원들이 쉴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얘기함. 유전자변형식품도 유럽에서는 꺼리고 미국은 생산량이 많아 좋다고 함. 이는 가치관의 차이임.

규제가 기업에 부담이 되지만 돈이 잘 벌리면 규제가 많아도 사업을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임. Far East Economic Reviews 1992년에 한국특집을 한 적이 있음. 한 기자 왈. 이 나라는 공장을 열라면 최대 200개 기관에서 최대 300개 인허가를 받아야 함. 그런데도 공장이 계속 열리고, 경제가 8~9% 성장해 이해가 안간다고 함. 규제가 있어도 투자를 함. 과거 한국, 중국, 스웨덴, 핀란드 등에 규제가 많았음. 그래도 성장이 잘 돼 미국보다 성장이 높음.

제가 주장하는 것은 규제 자체보다도 경제활력이 중요하다는 것임. 돈 벌 기회가 많으면 2차적인 문제임. 유럽이 소위 말하는 돈 벌 자유가 적은 건 아님. 세전 소득불평도를 보면 스웨덴, 벨기에 등은 미국보다 더 불평등함. 돈은 맘대로 벌 수 있게 한다는 것임. 그러나 세후 불평등도는 재분배 통해 뚝 떨어짐.

또 유럽이 정부개입이 지나쳐서 경제가 잘 안된다고 함. 정부개입이 많다고 꼭 나쁜 것은 아님. 영국,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보호무역, 보조금 등 정부개입을 통해 발전함. 프랑스, 핀란드 등이 미국보다 강력한 산업정책을 쓴 것은 사실임. 당시 이들 성장률은 미국보다 높음. 잘못된 개입을 하면 경제가 해롭지만, 개입을 잘하면 이롭기도 함.

분야에 따라 미 정부가 더 강력한 개입함. 미 연준은 강력한 권한을 가짐. 또 연구개발투자에서 유럽은 정부비중이 30%, 미국은 40%이상임. 이도 90년대 말 이후에 내려와서 그렇지 이전까지 50~70%임. 산업정책을 안하는 것 같지만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강력 지원하는 것임. 컴퓨터는 2차대전 미 육군이, 반도체는 2차 대전 이후 해군이 돈을 뒷받침함. 항공산업도 마찬가지. 인터넷도 미국 국방연구 중 나온 것임. 유전공학도 국립보건연구원이 미국 제약산업 연구비의 30%를 뒷받침하고 있음.

미국이 어느 나라보다도 교묘하게 잘하는 나라임. 우리나라 비롯해 다른 나라들은 산업정책 안한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임. 중고등학교때 시험공부 다하고 시험 전 방해공작하는 격임. 우리가 미국말을 믿고 산업정책 하지 말아야지 하는 것은 친구가 꼬신다고 놀러다니는 어리석은 학생과 똑같음.

우리도 옛날식으로 직접적으로 윽박지르기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기업을 도와주어야 함. 이태리는 지역 중기정책이 잘되어 있음. 이태리는 지역별로 특화가 잘 되어 있음. 베니스 근처 한 지역의 모든 기업은 의자만 만든다고 함. 모여있느니 지방정부와 공동 연구개발, 해외 마케팅, 자금지원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 많은 나라들이 소리 없이 이를 하고 있음. 우리는 너무 곧이곧대로 하면 안되는 식으로 생각함. 잘못된 생각임.

흔히 유럽은 복지병 때문에 경제가 안된다고 함. 그러나 복지지출 높은 핀란드, 노르웨이가 고성장 국가임. 스웨덴은 ‘연대임금’이란 제도가 있음. 같은 일을 하면 다른 기업이라도 같은 임금을 줌. 구조조정을 촉진하게 됨. 복지지출이 높은데 어떻게 고성장을 하는지 의아해 함. 복지제도와 노동자 재교육제도를 잘 연결하면 생산적으로 될 수 있음. 미국 자동차산업이 위협을 받으면, 노동자들이 지키기 위해 목을 검. 의료보험 등이 맞물려 있어 목숨을 걸고 지키려 함. 스웨덴, 핀란드 등은 별로 저항을 안함. 그들은 실직이 되도 수당으로 70~80%가 나오고 재교육을 통해 재취업을 알선함. 물론 재교육에 안오면 수당이 떨어지는 등 ‘벌’을 주는 장치가 있음. 의외로 스웨덴, 핀란드 들이 개방경제나 구조조정에에 저항이 적음. 스웨덴은 1인당 산업로봇 대수가 일본과 함께 세계 최고임. 이런 장치 탓에 스웨덴 노동자의 저항이 적음.

복지국가가 자동차의 브레이크 같은 것임.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에 120-130달릴수 있는 것임. 브레이크 없으면 20~30밖에 달릴 수가 없음. 지금 우리나라 의대 선호현상은 기현상임. 상위 3~4천명 의대에 가는 나라가 없음. 이는 고용이 불안하기 때문임. 공대 나와서 큰 회사 다녔는데 나중에 해고되더라 하는 것임. 즉, 평생 먹고 살수 있는 의사가 되라는 것임. 고용이 불안하다는 것임. 직업선택을 보수적으로 하는 것임. 자본주의 발전의 동력은 risk taking임. 개인 입장에서도 risk taking 생산적인 직업을 얻는 것임. 이런 것이 바로 우리에게 ‘브레이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임.

유럽은 노조 때문에 경제가 안된다고 함. 노조조직률이 높은 나라는 핀란드, 노르웨이 등이 고성장함. 조직률이 높으면 더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음. 온 국민이 조직원이면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임. 다만, 영국은 노조 문제가 있었음. 영국은 직능노조임. 1회사에 여러 노조가 있음. 노조가 나라를 멍들게 한 사례임.

선진국 되는 길은 하나가 아님. 여러 모델이 존재함. 미국 모델이 그렇게 뛰어난 모델이 아님. 우리나라 조건이라는 것이 미국식 모델을 도입하는데 무리임. 좁은 국토와 인구밀도가 높아 주거분리가 안됨. 남미처럼 부자들이 멀리 나가 담치고 경비원 두고 살 수가 없음. 불평등에 대한 내성이 낮음. 역사적으로 사회가 동질적이고 평등의식이 높아 불평등이 높은 것이 용인되지 않음.

영국은 1천년간 계급구조가 변하지 않음. 계급구조가 고착되다 보니 안정은 있지만 활력은 많이 떨어짐. 한 예로 TV 인터뷰를 본 적이 있음. 광부의 아들이 선생님이 되고나니 아들이 배신했다고 생각하고 있어 충격적이었음. 따라서 높은 불평등도를 전제한 미국모델이 들어올 수 있을까 생각함. 유럽도 꼭 맞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보다는 적합함. 저는 스웨덴 모델은 많이 이야기하는데 스웨덴은 우리 인구의 5분의 1밖에 안되서 안될 것이라 주장함. 그러니 우리 역시 미국의 5분의 1임. 여러 조건을 고려하면 미국보다는 유럽모델이 더 나을 수 있음.

더 중요한 것은 꼭 하나의 델을 따라할 필요가 없음. 스웨덴, 이탈리아 등 특정 부문은 배울 필요도 있음. 이탈리아 중기 지원정책, 스웨덴 등의 노동자 지원교육 등 따서 배울 필요가 있음. 막연하게 미국이 가장 좋은 모델이라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님. 사실 미국 경제 전문가도 우리나라에 얼마 없음.

어떤 모델에서 어떤 것을 따오더라도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함. 미국식, 핀란드식이냐 등으로 총량적인 소득 몇 만불이 중요한 것이 ‘상’이 무엇이냐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가져야 함. 선진국들의 다양성, 우리에게 주는 함의 등을 살펴보고 선진화하는 것을 막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영감을 얻어 나름의 좋은 사회로 가는 것이 바람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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