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닷컴의 고재열 기자가 나와 진중권 등에 대한 글을 게재했다. 나는 여러차례 언급했듯이 386 이후의 젊은 세대의 성장에 지대한 관심을 넘어 사명감까지 갖고 있는 사람이다. 솔직히 너무 오랜 기간 동안 혼자서 활동해오다보니 이미 탄탄한 패거리 인맥들로 버티고 있는 386 기득권 층과 싸우는데 한계에 부딪혔다. 이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내 세대의 다른 논객들이 빨리 성장하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 젊은 논객의 글에 대해서는 가급적 최대한 성실껏 비판에 대한 답을 하겠다는 것이다. “너는 급이 안 되니까 상대하지 않겠다”라는 386들의 행태에 내가 워낙 크게 당해왔으니, 나는 이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또 다시 고민하는 것은 과연 그간 386패거리들의 권력에 너무 치여있었던지 아니면 아예 그들의 사고에 치유가 안 될 정도로 심각하게 오염이 되어버린 젊은 세대에게 비전이 있겠냐는 것이다. 차라리 아직 가능성이 크게 열려있는 10대부터 젊은 세대라 보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앞선 공공미디어연구소 도형래의 글과 이번 독설닷컴의 고재열의 글을 보면서 점점 더 그 확신이 강해지고 있다.
고재열 기자는, 전직대통령예우에관한법률부터 찾아보라
고재열의 글은 전혀 젊은 논객다운 글이 아니다. 그냥 386 권력자들이 지령을 내린 것을 네티즌들의 언어로 박수쳐대는 이른바 빠돌이, 빠순이의 글이다. 단 한 문장도 기존의 386 시각에서 벗어난 고재열만의 시각이 없다. 대체 이런 글을 왜 쓰는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다른 걸 떠나서 아고라에 글 써제끼는 네티즌들의 글과 고재열의 글에 수준에서 무슨 차이가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기 바란다. 더구나 고재열은 기자 아니던가. 최소한 젊은 기자라면 게시판에서 잡글 써대는 사람들과 달리 다른 정확한 팩트라도 제시해야할 것 아닌가.
“전직 대통령에게 ‘장수의 의무’가 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받기 위해서는 성실히 오래 살아야 한다는 대통령의 1차 의무를 저버렸다는 나의 비판에 대한 고재열의 반박이다. 그러면서 “이순신 장군의 죽음이 자살로 밝혀진다면 '오래살아야 할 영웅의 1차 의무'를 져버렸다고 비판할 것인가”라며 재차 묻고 있다.
이게 진짜 시사 전문 기자의 글이 맞나? 나는 고재열 기자가 독설닷컴을 운영하면서 독설닷컴에 글써대는, 아고라의 네티즌보다 더 수준이 떨어지는 자들과 너무 오랜 동안 소통해온 부작용을 심각하게 겪고 있다 보고 있다. 수준이 낮은 독자들을 위해서 글을 쓰면서 독자들과 똑같은 수준으로 전락되었다는 것이다.
1987년도 헌법 개정으로 자연스럽게 재개정된 전직 대통령예우에관한법률에 있는 예우의 이유와 취지이다.
“前職大統領으로서의 品位維持에 필요한 生活與件을 造成하고 그간의 經驗과 經綸을 國家社會의 發展에 寄與할 수 있도록 退任後의 社會活動을 支援하는 한편 在任時의 業績에 대한 紀念事業의 支援根據를 마련하는 등 前職大統領禮遇制度의 一部 未備點을 補完하려는 것임”
“경륜과 경험을 국가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퇴임후의 사회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이 법이 제정 및 개정된 것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경륜과 경험을 국가사회에 기여할 생각이 아예 없는 자라면 예우의 법적 근거도 사라진다. 이 때문에 1995년 YS 정권 당시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 전직 대통령에는 예우를 박탈한다는 조항이 첨가되었다. 전두환과 노태우 대통령을 겨냥해서 만든 법이다.
고재열 기자가 답해보기 바란다. 경륜과 경험을 국가사회에 기여하도록 하려면 살아있어야 하는가, 죽어야하는가? 더 많은 경륜과 경험을 국민과 함께 나누려면 더 오래 살아야하는가 더 일찍 죽어야 하는가? 이순신이 자살했다면 어쩔 것이냐 하는데, 전투를 앞두고 장수가 자결했으면 그것은 매국노이고, 그 가족들도 매국노 대우받는다. 대체 이걸 질문이라고 하는가? 그냥 독설닷컴의 아메바들이나 박수칠만한 질문은 나에게 공적이든 사적이든 하지 않기 바란다.
그 논리에 대해 "쪽팔리지 않게 살아줄 의무"라는 언급을 했는데, 그러니까 가족들이 비리를 저질러 노대통령이 쪽팔렸으니, 잘 죽었다는 말인지, 다시 한번 설명해주기 바란다. 쪽팔리다고 죽어버린 걸 예찬해버리면, 대체 자살 만연 풍조에 대해서 앞으로 어떤 글을 쓸 수 있겠는가.
“변희재씨는 한겨레신문-진중권-남상국 자살-정몽헌 자살을 뭉뚱그려서 혼용해 텍스트를 오독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니 이를 비판 및 감시해야 한다”
이는 한겨레와 진중권이 답을 해야하는 문제이다. 즉 남상국 사장의 자살과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이 그 어떤 차이가 있길래 한쪽은 모독하고 조롱하며 짓밟아버리고, 다른 쪽은 온갖 미화와 예찬을 퍼부어대는지, 한겨레와 진중권이 답을 해야한다. 한겨레와 진중권은 이에 대해서 전혀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 독설닷컴의 아메바들과 고재열 기자가 답을 해보기 바란다.
진중권의 문제는 거친 말이 아니라 형편없는 실력
고재열 기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진중권 예찬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것은 그의 자유이지만 역시 386 패러다음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그의 사고는 여전하다.
“논쟁에 쓰인 언어를 가지고 공론장 밖에서 다른 기준을 들이대고 공격하는 것은
권투 시합이 끝나고 상대방을 폭력적이라고 비난하는 것과
전쟁이 끝나고 상대방을 살인자라고 비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진중권에 대한 공격이 주로 그러했다.
물론 논쟁의 언어라고 해서 모두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변희재가 지적했듯이 죽음을 희화화 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것은 게임의 룰을 어긴 권투시합이고, 민간인을 공격한 전쟁이다.
정몽헌과 남상국의 자살을 비난한 부분은 진중권 자신도 사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하, 나는 이 대목에 웃을 수밖에 없다. 나를 비롯한 빅뉴스의 김휘영 등이 진중권을 비판할 때 단 한 번이라도 그의 언어가 거칠다고 비판한 적이 있던가? 우리는 여러차례 걸쳐 진중권의 문제는 싸가지 없다는 게 아니라 무식하다고 비판했다.
고재열 기자는 논객은 전문성이 없이 화두만 던져도 된다고 주장하는데, 화두를 던지는데 해당 주제의 전문적 이해가 없이 어떻게 던지냐는 것이다. 그게 386들이 뛰어다닐 수 있었던 노무현 정권 때까지는 가능했지만, 2009년 이후에는 이제는 그 방식으로는 안 된다. 각자 해당 영역의 전문성을 갖추고 그와 연관된 사안에 한해 화두를 던지고 대안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사회적 담론의 변환이 무능하고 실력없는 386세대를 그 이후 세대가 교체할 수 있는 명분이 된다. 나이만 젊다 뿐이지 386과 똑같이 전문성도 없이 인터넷의 아마베들과 어울려다니며, 정치선동에만 나선다면, 이들 역시 386과 똑같이 퇴출될 것이다.
나는 이번 고재열 기자의 글을 보면서 진중권 성전에 나서겠다는 발언에 사실상 이제 고재열 기자에 대한 관심도 접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그게 90년대 학번들의 한계이자, 최후가 아닐까 라는 불길한 예감까지 든다. 나는 고재열 기자가 왜 이렇게 자신감을 잃었는지 모르겠다. 스스로 진중권과 비교하여, 진중권이 고재열 기자보다 더 많이 아는 분야가 한 가지라고 있는지 확인해보라. 즉 고재열 기자가 "이 분야 만큼은 내가 잘 모르는데, 진중권에게 물어보면 답이 나올 것 같다"고 생각되는 분야가 한 가지라도 있는지 따져보라는 말이다. 내가 양자를 비교해보면 오히려 진중권이 고재열한테 배워야 할 것이고, 진중권에게 물어봐야할 분야는 단 한 가지도 없다.
90년대 학번들은 386 바로 밑의 세대로서 그들로부터 너무나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그 영향도 대부분 악영향이다. 이를 성찰과 반성으로 극복할 능력도 키우지 못했다. 자기 세대의 능력도 간파하지 못하고 이익을 챙기지도 못하고, 386의 권력의 밑에서 한번 해보려는 자들이 대부분이다. 안타깝고 안타깝다.
역시 젊은 논객인 노정태가 노대통령 타살론에 대해 "정치적으로 악용된다"며 의혹조차 제기하지 말자는 글을 써놓은 것을 보고, 이것은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적 중증이라는 판단도 들었다. 젊은 논객이라면 과감하게 논리적으로 성립되지 않은 죽음에 대해 정치적 시각을 버리고 진실을 밝혀보자고 주장해야하는 것 아닌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하지 진실을 덮자고 주장하는 젊은 논객이 진짜 젊기나 한 건가? 386들의 안좋은 정치꾼 행태만 배워서 새 시대에 어떻게 살아가려는지 모르겠다.
고재열 기자는 진중권 등 386 퇴출 대열에 합류할 것인가
나는 386이하 세대들이라면 진중권이 나에게 붙인 ‘듣보잡’이라는 호칭에 대해서 매우 분노해야한다고 믿는다. 고재열 기자도 인정하겠지만, 우리 세대에서 내가 듣보잡이라면 우리 세대 전체가 듣보잡이 된다. 이는 진중권 개인이 아니라 386세대 전체가 90년 학번을 보는 정치적 시각이다. "너희 듣보잡들은 우리 386이 이끌어주는 데로 따라와라" 딱 이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재열, 도형래 등은 이 듣보잡 호칭을 그대로 인용해서 쓰고 있다. 물론 고재열은 듣보잡이 아니라 그러는데, 그 근거가 네이버 검색 1위였으니, 애초에 방송과 포털에 많이 나온다고 자기가 더 유명하다 우겨댔던 진중권의 사고방식과 똑같다. 나이만 젊다 뿐이지 몸과 마음도 모두 낡은 386의 더러운 피와 정서로 얼룩져있는 셈이다.
고재열 기자가 아마도 어느 순간에 결단을 내려할 거라 보고 있다. 자신의 기존의 사고가 대체 어디서부터 형성되었는지 치열한 성찰과정이 없다면, 이미 변화의 싹이 올라오고 있 시대를 맞아, 1-2년 안에 낡은 386들과 함께 시대에서 퇴출당하게 된다. 내가 그 점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있다.
지금 진중권의 잠적 상황은 이명박 정부가 진중권을 탄압해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 전문실력없이 잡글을 써대며 선동하던 진중권이 스스로 논리적 파산상황을 맞게 되었고, 역시 정치 선동하다 허위사실로 인해 명예훼손죄에 걸린 것이다. 또한 노무현 정권 당시 호가호위했던 문화계 386세대와 서울대 미학과 패거리들과 함께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한예종에서 공금 부당수령하다 적발된 것이다. 이렇게 논리적 파산과 법적 처벌의 위협에 처하자, 그간 감추어져있던 진중권의 형편없는 전문실력이 서서히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진중권은 남을 비방하고, 네티즌을 선동하는 글 이외에 바로, 그 시대적 화두를 던지는 능력 자체를 갖추지 못했다. 2009년까지 진중권이 버텨왔다면, 앞으로는 진중권의 방식은 새로운 시대에 맞지 않는다.
나는 분명히 이야기하지만 진중권은 논객시장과 학계에서 퇴출당할 것이다. 진중권 하나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진중권 하나가 퇴출당하면서 진중권 패러다임에 빠져있는 낡은 시대정신이 통째로 퇴출당할 것이다. 지금 고재열 기자는 그 퇴출 대열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진중권 퇴출의 주역은 이명박 정부도 산업화 세대도 아니다. 독립신문, 주간미디어워치, 프리존뉴스, 인터넷미디어협회의 젊은 기자와 논객들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젊은 세대가 변화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고재열 기자는 독설닷컴 폐쇄하고, KTV <청년시대, 실크세대>부터 시청하라
나는 고재열 기자가 앞으로 대체 무엇을 할 것인지만 고민해봐도 답을 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그리고 꽤나 오랜 친구로서 고재열 기자에게 우선 아메바들이 날뛰고 있는 독설닷컴부터 폐쇄하기를 권한다. 그들과 소통하면서 고재열 기자의 글이 점점 더 퇴색하고 있다. 이는 사고가 퇴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재열 기자에게 KTV의 <청년시대 실크세대>를 한번 조용히 시청해보기를 바란다. 그에 소개되는 고재열 기자와 같은 세대인 젊은 실크세대들과 지금의 독설닷컴의 아메바들과 진중권을 비교해보라. 누구에게 미래가 있는지 말이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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