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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협박이 낳은 나비효과

강대국 군사력 증강에 더 작아진 北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3차 핵실험을 공식화하자마자 우리를 둘러싼 강대국들이 힘을 더 키우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북한은 더 작아진 모양새다.

우린 지금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이 낳은 나비효과를 보고 있다. 북핵은 일본이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핵 무장을 해야한다는 자체 목소리를 내게 만들었다. 미국과 중국이 북한을 핑계로 더 강경하고 완고한 군사체계를 만들게 했다.

북한의 군사실험이 결국 동아시아를 화약고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북한은 그들이 그토록 미워하는 미국이나 일본에게 더 강력한 무기로 재무장하는 명분을 제공해주고 있다.

미국은 최근 대북 감시와 미사일 방어막을 한층 강화했다.

한미일 3개국의 첩보, 정보망을 총동원해 대북 감시체계를 한층 강화했으며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나아가 여기에 핵탄두까지 탑재하는 핵미사일 위협에 맞대응하는 요격 미사일 시험을 실시한 것이다.

미국의 지상기지에서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 우주공간에서 가상 적국의 탄도미사일과 직접 충돌해 파괴시키는 ‘직격 파괴 요격’이었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북한의 핵실험 실시가 임박했다는 조짐은 아직 포착하지 못했으나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강화한 것이다.

미국 보잉사가 관리하는 이 요격 시스템은 북한과 이란이 발사하는 소수의 미사일로부터 하와이와 미국 본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또 대기권 밖 우주 공간에서 적국의 가상 목표물을 실제 요격하는 시험은 오는 4~6월에 실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 외 미국은 2020년까지 최대 6개 항모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운용할 계획이며 신형 핵잠수함을 포함한 잠수항 전력 절반 이상을 이 지역에 전개키로 했다. 최신예 전투기와 전략수송기, 무인정찰기 등도 하와이 등에 집중 배치 중이다.

일본도 군사력 팽창의 가속패달을 밟고 있다. 새해 들어 일본은 11년 만에 방위비를 1200억엔 증액키로 했으며, 방위개혁대강 수정, 자위대 수시 해외파병 제도화 등 강경 조치를 쏟아내고 있다.

늘어난 방위비 지출계획은 지상군 숫자를 늘리고 분쟁도서 주변 해공군력을 강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조기 경보기를 구매할 것을 골자로 한다.

최근 야간정찰까지 가능한 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해 대북 감시망을 한층 강화하기도 했다. 현재 일본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첨단의 군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방비는 세계 6위 수준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북한의 위협만이 있는 건 아니다. 중국과의 센카쿠 영토 분쟁 등이 큰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미·일 양국 국방장관이 전화통화에서 자위대 역할 강화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본열도와 주변 해역으로 제한된 자위대의 활동반경을 동북아를 비롯한 아시아 전체로 넓혀 미국의 중국 봉쇄 전략에서 자위대가 주요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기 불황을 겪고 있으나 일본은 여전히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며 미국의 강력한 군사동맹국 아닌가. 일본의 군사력이 커질 때마다 큰 화를 입었던 한국으로서는 끝까지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우리가 일본이 북한이나 중국의 위협을 핑계로 군비를 확충하고 자위대를 강화하면서 궁극적으로 평화헌법을 수정해 ‘일본판 군사굴기‘를 완성하겠다는 시커먼 속셈임을 어찌 모르겠는가.

중국도 최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국제사회 요구를 계속 무시할 경우 중국이 대북원조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이다.

중국은 최근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실전배치하고 최신 구축함과 잠수함, 전투기를 잇따라 취역시키는 등 해공군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국방비 지출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국방비의 3분의 1이 무기구매에 투입돼 사실상 위험한 속도로 군사력 증강이 일어나고 있는 게 중국이다. 항공모함을 속속 진수 시키고 있으며, 전투기 현대화를 통해 스텔스 전투기 개발에도 열을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각급 부대별로 대책 회의를 열고 대북 감시 경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전 군에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명령했다. 또 유사시를 대비해 주변 국가들과 확실한 공조태세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사실상 북한의 핵실험 도발이 주변 국가들을 모두 긴장케 만들었고, 강력한 힘 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한쪽이 룰을 무시하고 힘을 키우면 다른 쪽도 힘을 키우기 마련이다. 결국 이는 불안한 악순환을 가져오고 끝내 폭발하고 말 것이다.

북한이 국제적 룰을 무시하고 핵 무장을 하게 되면 일본과 대만 등도 가만히 있겠나. 결국 이들도 핵무장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물론 미국과 동맹관계인 일본의 핵무장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일본의 핵무장은 생각만 해도 무서운 일이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누리꾼들은 ‘하루라도 빨리 군사력을 증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심지어 우리도 자체 핵무장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그동안 전쟁을 피하기 위해 북한에 굴복해 평화를 구걸해 왔다면 이젠 우리가, 아니 세계가 북한을 굴복시켜 평화를 지켜야 한다.

북핵의 나비효과로 결국 세계 질서가 어지럽혀졌으며 세상은 한층 더 위험해졌다. 자폭적인 핵실험으로 주변 강대국과의 협상에서 승기를 잡기란 망상에 불과하다. 그들은 이를 빌미로 더 강한 힘을 취할 것이고, 북한은 더 작고 왜소해질 것이다.

북한과는 달리 전쟁을 원하는 국가는 없다. 다들 평화를 원한다. 지금이라도 핵실험을 포기하고 화해의 문을 연다면 굶주리는 북한 주민들에겐 더 살기 좋은 세상이 찾아올 것이라고 장담한다.

김승근 기자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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