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인균(43) 서울대 의대 교수(정신과.자연대 뇌과학과정)가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약물의존연구소(NIDA)가 수여하는 '2007 국제 저명과학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12일 과학기술부가 밝혔다.
NIH는 2000년부터 매년 약물연구 분야에서 외국의 저명한 과학자를 선정, 국제 저명과학자상을 수여해 왔으며, 류 교수는 국내 과학자로는 이 상의 첫 수상자가 됐다. 지난해에는 미국 정신건강연구협회(NARSAD)로부터 중견연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류 교수는 과기부의 '뇌기능활용 및 뇌질환 치료기술개발 연구사업단'과 NIH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다양한 뇌 영상 연구를 통해 히로뽕 중독의 원인과 병리 규명에 기여한 공로로 이 상을 수상하게 됐다고 과기부는 설명했다.
그동안 해외에서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히로뽕 의존 환자에서 전두엽의 이상이 보고돼 왔으나 히로뽕만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드물었고, 히로뽕을 끊고 난 뒤 뇌 이상의 회복 여부 등에 관한 임상적 경과에 따른 변화를 체계적으로 관찰한 연구가 많지 않았다.
류 교수는 2004년부터 히로뽕 의존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경과에 따른 뇌 구조 및 전두엽의 기능 및 구조적 이상, 남녀에 따른 뇌 구조 이상의 차이, 히로뽕을 중단한 이후의 전두엽 이상의 회복 등 현재까지 잘 알려지지 않는 연구결과 7편 이상을 해외 유수 저널에 발표하는 등 활발한 연구활동을 벌여왔다.
류 교수는 그동안 연구에서 히로뽕 의존 환자의 전두엽 중 세포들이 모여있는 회백질 부위가 손상돼 있거나 세포량이 크게 줄어들었음을 관찰했다.
또 여성보다 남성의 전두엽 손상 정도가 심했고, 히로뽕을 중단한 지 6개월이 지나면 뇌 손상이 눈에 띄게 회복된다는 점을 밝혀냈다.
류 교수는 "해외와 달리 국내 마약 환자들은 중 코카인 등 여러 종류의 마약을 동시에 복용하지 않고 히로뽕만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점이 이번 히로뽕 환자의 뇌 연구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특히 국내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연구에 협조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히로뽕을 중단하는 것만으로 뇌 손상이 회복된다는 사실을 밝혀졌다"면서 "이번 연구가 환자들이 희망을 갖고 히로뽕을 중단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류 교수는 부상으로 1만3천달러의 미국 방문협력연구비를 지원받고 과기부 뇌기능활용 및 뇌질환 치료기술개발 연구사업단의 지원으로 미국 하버드 의대 뇌영상연구소에서 첨단 뇌영상분석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