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사람이 손을 댈 수가 없다?
포털이 ‘인기검색어’ 및 ‘실시간검색어’를 조작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28일 네이버에서 ‘기발한 생각’이라는 검색어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경까지 하루 종일 1위를 지켜왔으나, 새벽 12시경 갑자기 없어진 것.
‘기발한 생각’은 누군가 블로그에 외국포르노 사이트를 링크해 둔 것으로 대 여섯 명의 남자가 한 여자를 윤간하는 6분 46초짜리 동영상이다. 이 동영상은 18일 동안이나 무방비상태로 노출됐고, 한국경제가 제보자에 의해 최초로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28일자 한국경제에 따르면 제보자는 “'기발한 생각'을 찾아오라는 숙제를 하려고 아이가 네이버 검색창에 '기발한 생각'을 입력했더니 이 동영상이 떴다"며 "아이가 동영상을 보고 깜짝 놀라 컴퓨터를 껐다"고 밝혔다.
기사가 나가자 언론에서의 지적이 계속됐고, 네이버측은 “신고가 들어오지 못해 미처 몰랐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음란물 같은 것에 대한 조치를 강화할 것”말했다. 하지만 문제의 동영상은 없어졌지만, 실시간검색어는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언론사들은 ‘기발한 생각’을 삭제했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검색어는 1위를 지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닷컴은 오후 5시경 “집단윤간 동영상이 네이버 ”다면서 “아직도 검색어 1위를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7시경 ‘오마이뉴스’ 또한 이 같은 사실을 지적했다. 그러자 새벽 12시경 다시 확인해 본 결과 검색어가 사라졌다. 이 당시 '기발한 생각'을 검색하면, 네이버가 윤간 동영상을 방치시켰다는 비판 기사가 상단에 보여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네이버 측에서 자신들의 책임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실시간 검색어에서 '기발한 생각'을 제외시킨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오마이뉴스는 실시간 급등 검색어 1위에 오른 '기발한 생각' 관련 기사를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에서 전혀 보이지 않는 곳에 배치한 것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지난 29일 네이버 상담원에게 문의해본 결과 “실시간 검색어는 로직에 의해 자동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조작이 불가능하다”면서 “검색어는 실시간으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네이버 홍보팀 관계자는 2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실시간검색어는 클릭을 많이 한다고 해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5초 동안 급상승한 순서로 순위가 정해진다”고 설명하면서 “하루에 8천만 이상의 검색어가 올라오는데 기계가 하기 때문에 손을 댈 수 없고, 인위적으로 선정하거나 조작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람이 손을 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네이버측은 “키워드 자체에 광고와 관련된 검색어나, 명예훼손의 경우, 어뮤징 이슈인 경우 신고를 하면 삭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같은 의혹에 대해 검색어 삭제 리스트 등의 자료를 공개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특정데이터에 대해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네이버’, “인기검색어 근거가 뭐냐?”
한편 포털사이트의 ‘인기검색어’ 또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인터넷기자협회’는 지난 8월 ‘네이버의 눈 가리고 아웅하기’라는 논평을 발표하고, “포털의 문제점과 관련 '인기 검색어'의 심각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 연예와 스포츠 등 선정성과 상업성으로 점철된 '인기 검색어'를 포털은 앞 다퉈 제공하고, 확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기 검색어'의 근거는 과연 무엇인가?”라고 묻고, “최소한 근거 데이터를 전면 공개하고, '인기 검색어'의 선정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포털사들은 지금이라도 '인기검색어' 노출을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함께하는 시민행동’도 “포털의 고질적이고 근본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인 ‘인기검색어’의 선정 기준은 불투명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네이버 홍보실 관계자는 “‘인기검색어’ 역시 조작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기검색어 자체가 실시간 리얼타임으로 그 시간대 이슈가 무엇인가에 대한 것으로 올라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투명하다는 의혹에 대해 “역시 특정데이터는 공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관련 데이터는 전혀 공개할 수 없지만, 조작하고 있지 않다는 포털 측의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